참새를 잡은 거미 3
3.
아주 멍청한 벌레는 거미가 그물 위에 있는데도 붙들린다. 그러나 대개 거미는 지붕속이나 고목나무 속에 숨어 있고 벌레가 걸려 줄이 흔들리면 쏜살같이 줄을타고 와서는 벌레를 감싸거나 죽인다. 그리고 밤을 새고 나면 벌레는 깨끗이 없어져 있다. 거미가 그의 줄을 타는 것을 보면 신기하다. 밤알만큼 큰 놈이 보이지도 않는 가는 선 위를 서두르지도 않고 늠름히 타고 가는 것이 마치 공중에서 기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그가 하고 있는 일을 보고 있으면 그는 항상 이기는 자처럼 보인다. 나는 한 번도 그가 실패하거나 지는 것을 보지 못했다.
그러나 그의 그물은 간혹 형편없이 망가지고 그가 수리를 하는 것을 간혹 볼 수도 있었다. 무엇이 그러는지 모르지만 그의 집은 자주 망가졌고 그것은 아마도 하늘에서 내리는 비이거나 집 주변을 자주 나르는 참새인듯 했다. 참새들은 지붕 사이에서도 살앗고 대밭 속에서도 살았다. 모두가 따뜻한 초가지붕 속이 더 좋았겠지만 그러나 모두가 다 그곳을 차지할 수는 없었다. 그들은 들판과 대밭, 집과 대밭을 날며 자주 거미의 그물을 망가뜨려 버렸다.
그때마다 거미는 애써 다시 그물을 쳤다.
그러던 어느날 거미는 보통 때와는 전혀 다른 행동을 하고 있었다.
그는 내가 보고 있었던 한나절동안 계속 감나무와 집 꼭대기 사이만을 왔다갔다 하였다. 그것은 마치 이제 다시는 끊어지지 않는 완전한 동아줄을 쳐 놓으려는 의지 같이 보였다. 때때로 그는 중간에서 바람의 반동을 얻어 한참씩 흔들어보기까지 했다. 그 후 며칠에 걸쳐 그는 여태까지와는 전혀 다른 그물을 완성한 것 같았다. 그는 몇번씩 매 칸을 점검했으며 그동안 다른 먹이를 잡을 생각은 전혀 하지 않았다. 계속 인계선을 타고 그물을 돌고 며칠이나 그것만을 했다. 드디어 그는 이 그물을 완성하고 음침한 굴 속으로 몸을 숨겼다.
나는 며칠간 그를 볼 수 없었다. 이제는 겨울이 다가오고 있었다. 아이들은 바깥에서 하루를 보내기가 좀 추워진 것이다. 그러나 나는 거미를 잊을 수가 없었다. 그가 무엇을 하려는지 알고 싶었고 또 가능하다면 그 일을 거들고 싶은 생각까지 했다. 내가 보고 잇으면 마치 거미의 일이 축복을 받아 더 잘되기라도 하는 것처럼. 나는 나믐 매일 굴 앞을 떠나지 않았다. 그러던 며칠 후 나는 정말 참새가 거미줄에 걸리는 것을 보았다. 날아가던 참새 떼 중의 한 마리가 거미줄에 걸렸고 날쌔게 달려온 거미는 참해를 돌며 독침을 쏘아대고 거미줄을 칭칭감았다. 그러나 잠시후 승부는 끝났다. 참새는 그물을 완전히 망가뜨려 놓고 거미를 따 돌리고 대밭 속으로 사라진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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