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노트 14
제22장 가능한 일과 불가능한 일
... 우스운 일이지만 중년이 되기 전에는 인생에서 가능한 일과 불가능한 일을 제대로 구분하지 못한다.
... 어떤 사람도 하번에는 한벌의 옷밖에 입을 수 없다-이태리속담. 젊었을 시절에는 옷이란 많으면 많을 수록 좋고 있으면 얼마든지 입을 수 있을 것 같앗다. 기나긴 인생에서 옷이란 아무리 많아도 입을 수 있을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았다. 시간도 마찬가지였다. 영화를 볼까. 여행을 갈까. 영어공부를 할까. 무엇이든지 결정하면 되는 문제였다. 인생에서 가장 큰 제약이 되는 것은 단 한가지 아마도 돈이 없다는 것이리라 그렇게 생각했다.
그러나 중년이후가 되어 그렇지않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청춘기를 벗어나자마자 우리들 마음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것은 제한된 인생에서 의미있는 요소들을 어떻게 잘 활용하면서 살아갈 것인가 하는 문제였다. 체력, 돈 내지는 물건, 시간, 마음 등을 잘 분배하는 방법이란 사실 대단히 어려운 것이기도하고 게다가 당사자 이외에는 누구도 결정해 주지 않을 뿐 아니라 그 결과도 당연히 책임을 져야하는 일이다.
... 젊었을 시절엔 출세에 지장이 있거나 명예를 손상입는 일에 대하여 몸이나 맘이 병드는 것 보다 후위에 두는 일이 쉽지 않다.
... 인간이란 한 번에 두 벌의 옷을 입을 수 없고 한 번에 두가지 일을 생각할 수 없고 각기 다른 장소에 있는 두사람과 만날 수 없고, 같이 체험을 나눌 수 없다.
효도를 할 요량으로 부모의 집을 방문하기 위해선 아이들과 놀이를 가는 일을 뒤로 미루어야한다.
참으로 중년 이후의 인생이란 끊임없는 선택의 연속이다.
그러나 마음만은 두 사람에게 나누어 주어도 반으로 줄지 않는 유일한 것이다....225
... 여러가지 일들을 자기의 체력, 능력, 시간에 맞추어 한도를 지키는 일은 여간 어렵지 않다. 그러나 나는 냉혹한 사람이므로 그런 일이 가능할 것 같으나 성실하고 마음이 착한 사람일수록 그런일이 불가능하여 이리저리 자신을 낭비하는 일이 생기고 만다.
... 자신이 지칠 정도로 감당하기 힘든 일을 떠맡는 것은 현명한 일이 아니다.
언젠가는 냉철히 거절해야하는 일이 생긴다.
단념할 일을 결정하는 것..체력과 기력의 한계에 적응하는 것, 단념할 것은 단념하고 용서를 구하고 아주 짧은 시간이나마 타인에게나 가족에게 전념할 수 있는 시간이 생긴다면 그 순간을 기뻐하며 소중히 하여야한다.
인간은 반드시 어딘가에서는 의리를 저버리고 후회하며 살게 되어 있다. 이런 것은 젊었을 적에는 생각할 수 없었던 일이었다.
다음 제23장 힘이 부치지 않는 범위 내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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