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년이후
제4장 정의 보다는 자비. 다시 말하면 언제나 사람은 자기 마음대로 하고 싶어 하는 것이다. 정의라는 것이 일본인에게는 물심양면의여유 속에서 일종의 교양처럼 여겨지기도 한다. 인간의 평가에 내맡기다보면 다분히 자기의 취향에 맞는 것이 정의가 되고만다. 그렇게 생각할 수 있는 것이 중년이다. 수 있는 때가 아마도 중년이다. 그 전까지는 인간 사회의 논리에 들어 맞는 것(인종 청소, 숙청, 고 문, 살해 같은 것도 자기편에서는 정의를 위해서 행해진다)이 중요하며 결백한 것으로 생각해 왔다. 나이를 먹는 것은 그만큼 생각의 폭이 넓게 생각할 수 있는 자유가 생긴 것이다. 그러나 여태가지 매달리던 일에서 한발짝 물러나고 눈이 잘 안보이는 만큼 느긋하게 세상을 보는 등 장점도 있다. 중년이 되면 여러가지 장점들이 다양하게 보인다. 낡은 옷과 떨어진 단추를 그대로 두고 옷을 입는 사람에게조차 매력을 느끼는 사람들도 있을 수 있다 젊었을 때에는 어쩔수 없이 꼭 해야만 하는 이유란 있을 수 없다고 생각한다. 이상이 현실을 이끈다고 믿었으며 그것에 해당하지 않은 것은 비합리로 간주해 버렸다. 물론 중년이후에도 이상이 없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그것은 점점 희미해 지고 예날에 칼큼하게 보이던 것들이 인생의 무게가 없어 보이기도 하고 악취도 향기도 없는 것에 대하여 관대해 진다. 가장 훌륭한 극장은 우리들이 살아가는 바로 현재의 삶이므로 그곳을 지나는 모든 사람에게서 드라 마와 같은 매력을 찾아낼 수 있는 것이 중년이다. 그러나 부유함과 권력을 충분히 소유한 사람들에게 무엇인가 예기하지 못한 불행에 휘말려 있는 듯 한 느낌을 받는 경우가 너무나 많다. 그러나 항상 돈이란 다른 조건이 따라 다니게 마련이다. 왕이든 총리든 타인의 돈으로 활동하는 때는 자유란 있을 수 없다. 그것을 알게되는 것이 중년이다. 그 병의 고약함은 증세도 경과도 비교적 복잡하지 않다는 것이다. 증세는 판에 박은 듯이 빤히 보인다. 반면에 정말로 현명한 사람은 그 병에 걸리는 일이 없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