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 1 *258 990816 철썩철썩 나는 바다가 되려하는데 작은 개울이 되어 바다에 얻어맞는다 철썩철썩 꿈을 쫓는 자는 미래에 파묻혀 오늘을 놓친다 꿈은 오늘과 친구가 되려하지 않나니 미래는 현재를 포옹하지 않는다 철썩철썩 분노와 욕망은 불안과 좌절을 잉태하고 미래와 어깨동무하고 온다 바다는 오늘 온갖 오물을 뒤집어쓰고도 오염되지 않는 바다는 미래와 만나지 않는다 바다 2 *350 000215 바다는 쓰레기를 먹고 도시를 만들어낸다 파도가 천년을 멈추지 않음은 아직도 도시를 만들고 있음이다 모든 가벼운 것을 걸러내고 모든 무거운 것을 부수어 바다는 도시를 만든다 소나무 숲 바람을 막던 해변을 따라 기세 좋은 빌딩들이 바람을 막는다 파도는 물고기를 키우고 물고기는 모래를 토해내어 바다는 도시를 만든다 바다 3 -자귀나무 *370 000625 고향마을 드나드는 길모퉁이에 누님이 든 양산처럼 펼쳐진 가지 할머니 이야기 같던 잔잔한 이파리 공작의 머리털 백일 된 딸아이 머리 같은 분홍 보카시 꽃 나무이름 몰라 물어보고 이제는 나무이름 아는가 물어보고 자귀나무 귀신을 쫓는다 자귀나무 소의 양식 소쌀밥 자귀나무 큰 숲 어디에 있어도 뛰어난 자태지만 무엇하랴 바다에 빠진 이파리 하나 한 방울 이슬을 가려내서는 이미 바다가 되었거늘 이미 그대가 바다인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