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 2 *418 000924 한강 가 갈대밭 언덕에 누우니 물결이 밀려와 이불자락처럼 몸을 덮는구나 파도에 꿈을 물으니 네 몸 속에 들어가 사람이 되어볼까 하는구나 이 흐름을 타고 너에게로 4 -석림사에서 *417 000924 바람은 목마른 이파리를 흔들고 물은 개울 아래로 숨어 자갈밭인데 바위 아래 웅덩이 물고기는 삼매에 빠져있네 왜 떠나지 못하는가 내가 아니라도 어머니는 다른 나를 낳았을 터이고 너의 어머니가 아니라도 다른 어머니가 너를 낳았을 것이니 누워있는 네가 앉아 있는 내가 아니더냐 강 4 -절두산에서 *419 000929 절벽은 다리가 가리고 흐름은 자동차가 끊어놓았구나 엄청나네 사는 일 엄청나네 이 강토 곳곳에 순교 님들의 피 구덩이가 점 찍히고 절두산 언덕은 핏물이 흘렀는데 그분은 저 무거운 십자가를 지시고 손에 못이 박히신 채로 "네 멍에는 편하고 내 짐은 가볍다"*하시네 엄청나네 사는 일 정말 엄청나네 * 마태복음 11,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