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천강 가에서 4 *394 000806 덕천강물 들여다보니 마흔 해가 지났구나 옛 교실은 낯선 이들이 차지하고 강가 자갈밭에 옛친구들 앉았는데 아 너구나 덕이구나 문디자석 벌써 치매가 윤금이 아이가 아 그렇구나 다 잊었었구나 강은 강 소리로 흐를 뿐 강속의 시절을 알지 못하네 마흔 해 질곡을 알지 못하네 덕천강 가에서 5 *395 000813 한마을 살던 동무들 강가에 모여. 덕천강 물결에 얼굴을 비쳐보니 너도 노인이 다 되었구나 내 얼굴이 네 얼굴인데 아직 물장구 치던 아이인데 너도 노인이 다 되었구나. 덕천강 가에서 6 *396 000813 올 해 또 천황봉에 오르는 것은 지난해 헤매다 놓쳐버린 스승을 만날까였네 바라보면 중산리 돌아서면 백무동 천하가 눈 아래 인데 스승은 어디에 계신가 싸리봉을 안고 춤을 추던 아까 그 구름인가 천왕샘 가에 푸른 가문비나무신가 물 따라 흘러가 닐바나에 드셨나 산정 바위 어지러운 사람들 피해 저자거리에 가셨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