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흐름을 타고 너에게로 1 -쌍계사에서 *241 모래알 같이 많은 삶의 문(沙門) 삶의 문으로 가는 다리 전교 후교 옥천교 예수는 자신을 천국으로 가는 다리라 했는데 쌍계사 가는 길은 다리도 많구나 물은 흘러 강으로 가고 강은 모여 바다가 되는데 쌍계사 개울은 쉼 없이 흐르고 이 물결은 어디로 가는가 이곳은 흐름에 몸을 싣기 알맞은 곳 아닌가 이 흐름에 몸을 싣고 너에게로 다시 돌아오지 않아도 되는 길로 가면서 내가 닌기라 내가 닌기라 강노래 -허난설헌 *376 000630 그대를 언제 보았던가 나비처럼 움직이던 손가락 사이로 흐르던 가락 눈 속엔 말이 가득한데 입술은 붙어 있었지 언제였던가 삼 백 년도 더 전 그 때도 사람들은 서로의 가슴에 못을 박았고 너는 너무 일찍 왔고 나는 너무 늦게 도착했나니 우리는 세상과 어울리지 못했지 괴산 청천의 큰 용추 바위 위에서 녹음을 팔베개하고 강의 노래를 들었지 물은 폭포 아래로 떨어져 멀리로 달아났는데 소리는 남아 계곡에 가득했었지 강 2 *97 강에 밤이 내려오면 흙빛이다 푸른빛이다 하던 강이 검다 검은 강은 저 혼자 검다 남산 그림자도 사라지고 다리 그림자도 없는 한강 혹 강가에 붉은 불이 켜지면 강은 붉은 빛을 조금 비추고 푸른 불이 켜지면 푸르게 조금 비친다 강은 제 모습을 감추고 남의 모습만 비춘다 그러나 태양이 솟아오르고 밝음이 세상을 다시 비추면 강은 제 속에 있는 무엇이든지 드러내 비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