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9 *388 000719 고운 꽃나무 가지 위에 홀로 남겨 두고 밤새 비바람 치는 동안 자지 못했네 그 소리였던가 가슴을 치던 것이 비 개어 문 여니 꽃은 바람 따라 가고 빈가지 혼자네 비 10 -비아니 *389 000720 비 내린 여름 꽃밭에 싱싱하게 피어난 봉숭아 바라보던 하늘에 구름이 끼이나 바람이 부나 흔들리지 않는 마음. 언제였던가 바람 어지럽던 날 촉석루 위에서 시 한 수를 바람에 날린 것이 논개의 사당에 앉았던 네 치마폭에 떨어졌었지 혼자 있어도 고운 옷 가려 입고 눈을 감든 뜨든 나는 임의 것 시간을 모두 임에게 드리고 難苦生死도 잊었다네 연화는 사랑을 가슴에 묻고 황후가 되었다지만 나는 임의 꿈을 깨울세라 기생으로 남으려네 비 11 -벌써 칠월이네 *390 000723 벌써 이월이네 하기에 벌써 삼월이네 했는데 벌써 칠월이네 월요일 아침마다 출근길 쾍쾍 막혔는데 어느 날 숭숭 뚫리데 벌써 칠월이네 이슬에 취해 헤매다 시간을 놓치고 소낙비 맞네 벌써 칠월이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