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4 *260 홍수 사태나 강가에 전망 좋은 집 쓸려가니 불나면 재가 남는다는데 흔적조차 없다 집이 강바닥 강 바다에 소금이 되었다 비 5 *260 비 반가워 창가에 섰더니 빗방울 날아와 뺨을 때리네 빗방울 잠시 혼절한 뒤에 내 뺨 속으로 사라지네 비 6 -툇마루 장마 비 1 *372 000627 1 툇마루 장마 비 구름은 산을 안고 돌고 비는 마당을 때려 새알 같은 물방울 만들어 낙수 물 종일 마당너머로 넘어가는구나 2 단비 반가워 웃던 봉숭아 맨드라미 연 사흘 때리는 비에 멍이 들고 다 젖은 세상 책장도 빗소리에 젖어 책을 덮네 3 소리가 방안에 차고 치마 자락은 펄럭이는데 바라보니 가야금은 아직 벽에 기대어 있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