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1. 답증장도사의중
도사 장 의중에게 답하여 줌
복성이 막 비치어 그대 행차 움직였는데
시간이 흘러서 늦가을이 되었구나
깊이 한하노라, 내 살림 가난하여
옛 친구 만났건만 마주하여 풍류롭게 놀지 못함을
152. 증희감사
희감 스님에게 줌
암자는 쓸쓸히 황혼에 잠겨 고요한데
대 그림자 솔 바람 소레에 도는 저대로 존재하네
기심은 끊었어도 시 좋아하는 버릇은 남아 있어
굳이 아름다운 시구를 갖고서 남의 문을 두드리네
153. 경전
경전
광문은 자못 자운의 집과 같아
옛 일 상고하여 득력함이 많다네
살아 있는 법은 모름지기 마루 아래 수레바퀴 깎는 사람이 이해했나니
다섯 수레 많은 책의 의미도 '사가 없는 것' 한 가지 속에 있다네
154. 제8수
제8수
청컨대 주인 이름인 이원을 새기소서
지금 비석 기단이 이미 거친 벌판에 있을지라도
먼 후손 가운데 다시 그대 같은 사람이 있게 되면
요동의 학 다시 돌아올 때 돌은 남아 있으리
155. 진별이학사증영
학사 이증영을 보내면서 줌
그대 보내노나니 강 위 높이 걸린 달도 한스러워 하는 듯
붓으로 그리려 해도 어찌 이 깊은 심정 그려낼 수 있겠나
이제부터 이 얼굴이야 오래도록 이별의 얼굴이 되겠지만
이 마음이야 언제나 헤어지지 않은 마음이라네
156. 제황강정사
황강의 정자에 씀
강 위로 제비 어지러이 날고 비 묻어 오는데
보리 누렇게 익어 누렁 송아지 분간할 수 없도다
접때부터 손의 마음은 까닭도 없이
외로운 기러기 되었다가 또 구름이 되기도 한다네
157. 증가원
기원에게 줌
- 성근의 자이다.
존경하는 기원 씨 평안하신지요
그대 때문에 봄 회포 많이 읊조렸다오.
말라붙은 백 겹의 파초 잎,
어느 때나 비 얻어 속을 하나하나 펼 수 있을런지
158. 제자수화병
자수의 그림 병풍 가운데 양양성 폭에 씀
석양녘 현산에 푸르름 뒤엉켰고
양양 등현 아련한데 옛 성첩 높다랗네
그 당시 임금과 신하 계책을 다했던가
숙자를 만난다면 나는 할 말이 있도다/
159. 만배생
배생의 죽음을 슬퍼함
- 이름은 충효, 본관은 김해이다.
남해 노인성 밤만 너무 길게 만들어
집에 어린 용 있어도 달리는 것 보지 못했네
잔나비 숲에 잔나비 다시 모이지 않고
현악기를 연주하는 듯 굶주린 부엉이 석양녘에 울부짖누나
160. 무제-대학
태온과 건숙에게 아울러 줌
삼산에 놀기로 세 벗과 약속했었지만
식언을 많이 하여 내가 능히 살쪘다네
다시 늙은 아내로 하여금 봄옷을 짓게 했지만
다만 그대들이 각호에서 돌아갔을까 두렵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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