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장과 대주

제5장 어리석은 부처가 되지 말라.

어느날 백장이 제자들과 함께 밭에서 일을 하고 있었다
한 중이 호미를 들어올리는 찰나, 저녁을 알리는 북소리를 듣고 큰소리로 웃더니 호미를 놓고 절로 돌아갔다.
백장이 이를 보고 말했다.
"장하도다! 이것이 관음 보살이 진리로 들어가신 문이다."
절에 당도했을 때 백장이 물었다.
"아까 북소리를 들었을 때 어떤 진리를 깨쳤느냐?"
중이 말했다.
"저는 무척 배가 고팠습니다. 그래서 북소리를 듣고 돌아가 밥을 먹었습니다."
이 소리에 백장이 큰소리로 껄껄 웃었다.

법명이라는 율사가 대주에게 말했다.
"당신 같은 선사들은 흔히 '공'에 빠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대주가 말했다.
"오히려 좌주(학덕이 높고 일좌중의 으뜸이 되는 사람. 여기에는 율사에 대한 경칭이다)들이 대개 '공'에 빠진다.
율사가 놀라서 물었다.
"어떻게 '공'에 빠진다는 것입니까?"
대주가 말했다.
"경이나 논이란 종이와 먹으로 된 문자에 지나지 않는다. 그런 종류의 것들은 모두 공허한 방편이다. 사람들이 들은 바에 기초한 단어나 글귀는 공하지 않은 것이 없다. 그런데 그대 같은 좌주들은 교리에 집착하여 매달려 있으니 어찌 '공'에 빠지지 않겠는가?"
율사가 물었다.
"그렇다면 당신같은 선사들은 '공'에 빠지지 않습니까?"
대주가 말했다.
"그렇다. 우리는 공에 빠지지 않는다"
율사가 물었다.
"어떻게 '공'에 빠지지 않습니까?"
대주가 말했다.
"모든 문자는 지혜에서 생겨난 것이다. 지혜의 큰 작용이 나타난 것이니 어찌 '공'에 빠질 수 있겠는가?"

... 내가 담배를 피워도 좋다고 한다고 해서 담배를 깨달음으로 가는 방편이라 생각하지 말라.

... 백장은 선원의 창시자이고 승려들에게 밭에 나가 일을 하도록 했다.  

    밭에 나가 일을 하건, 나무를 해오건, 물을 길어 오건 명상적인 자세로 할 것을 요구받는다.

... 일은 명상이 되어야 한다. 그대가 앉아서 명상을 하듯 붓다는 보행도 명상을 도입했다.
    일은 그대의 명상과 즐거움, 지복을 표현하는 미학적인 방법이 된다.

... 대주는 또한 중국 다도의 창시자다. 차를 명상적인 읫식으로 만든 것은 상징적이다. 

    이것은 어떤 세속 활동도 명상이 될 수 있음을 가르친 것이다. 

    정원에 흙을 파고 나무를 심는 행위도 완전히 자비심으로 할 수 있다.

    그대는 붓다의 손으로 이 일을 할 수 있다.

... 경전은 무엇인가. 몇마디의 말에 불과하다. 

    종이와 먹으로 옮겨지는 순간 그 말들은 생명력을 잃는다. 

    선사란 공 자체가 된 자다 공에 넘어지는 것은 학자들이다.

    선은 공을 즐기며 이 공으로부터 모근 것이 솟아난다는 것을 안다. 고은 삶의 근원이다.

... 선객 또한 경을 읽는다. 그러나 이 독서는 공허하지 않다.

... 그대들은 사라지기 위하여 애를 쓰고 있다.  그러나 아무것도 할 필요가 없다.

    사라지기 위하여 무엇인 가하는 것은 함정에 빠지는 일일 뿐이다. 

    사라지는 일은 그대의 노력으로 되는 일이 아니다. 

    그대 존재의 근원을 탐구하다 보면 어느날 문득 자신이 사라진 것을 발견할 것이다.

... 이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다. 가장 쉬운 혁명이다.

    노력을 중단하라. 주시자로 존재하라.,그것이 그대의 본질이다. 

    거울이 노력하는가? 이 텅 빈 가슴이 거울이다. 

... 교황에 대한 악의적인 비유가 몇개 들어있다. 굳이 왜 그런 이야기를 꾸몄는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