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명의 사상정리
남명의 사상
1. 들어가는 잔소리.
남명은 저술을 남기지 않았으므로 본인의 사상을 정리해 놓은 것은 직접적으로 접할 길이 없고
다만 사상의 편린들을 그분께서 읽으신 서적들의 빈 페이지에 적어 두신 학기유편과 일생을 살아간
모습에서 그리고 시문(시와 부 편지와 상소문 그리고 묘명 같은 것들)에서 살펴볼 수 있을 뿐이다.
지금 우리가 남명을 기리는데 있어 학문적 연구의 대상으로 삼는다면 위대하다고 추앙받는 다른 이
들의 모습보다 더 훌륭하고 체계적인 사상을 정리해 내 놓아야 비로소 남명이 위대한 인물로 존경
받을 수 있는 것이라면
-내가 보기엔 딜렘마다. 남명은 죽음에 임하여 스스로를 처사라 명확히 이름지었었다.
이는 이름을 밖에 내 놓지 않겠다는 뜻이 아니겠는가. 지금 남명을 위대한 사상가의 반열에 올려
놓기 위하여는 남명학과 남명사상을 연구하는 대열에 나가려면 훌륭한 학자들이 필요하겠고 나같
은 보통 사람들은 거저 그런 학자들의 글이나 읽고 있어야 할 일이다. 그러나 그렇게 되면 아마도
그곳엔 남명은 없고 한 거룩한 초상화만 남지 않을까하여 주제 넘게도 나는 남명학연구원도 아니
고 남명학연구소도 아닌 그냥 남명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
남명협회라 했다. 나는 남명을 연구하고 그분의 사상을 전파할 수 있는 능력이 없다. 다만 그분을
사랑할 수 있다. 책상머리에서 그 분을 연구하여 내 이름을 남기려는 것이 아니고 그분의 책상머리
에 앉아 그분의 소리를 듣는다. 이런 사람들이 남명협회의 회원이된다.
그러나 "남명의 사상"을 묻는 질문들이 너무도 많고 그냥 넘길 수도 없다. 이 글에서 혹 잘못이 있
더라도 학문적인 질타를 말아달라. 나는 다만 질문자의 답답함을 돕고자 몇가지 글들에서 취합하여
여기 올려 놓을 뿐이고 이 방면의 전문가가 아니다. 나는 직업적으로는 건축가이고 종교는 기독교
인이다.
2. 敬과 義
남명 사상을 이야기하는 분들은 모두 그분의 경의사상을 대표로 든다. 그러나 경의사상이 어떻게 남
명의 사상이 될 수 있는지! 남명은 성리학자이셨고 성리학은 주자학이다. 주자학은 주자께서 공맹의
도학을 중흥한 것이고 그 주요내용은
태극설(太極)
이기설(理氣)
심성론(心性)
성경론(誠敬)등이다.
주역에 敬以直內 義以方外라한 정의가 있다.
그러므로 이기론도 퇴계의 사상이 아니고 誠이론도 율곡의 사상이 아니듯이 敬義도 남명의 독자적인
사상이랄 수 없다. 다만 그분들께서 자신의 삶이나 후배들을 가르치면서 그것을 더욱 강조하고 체계
를 확립하고 뜻을 더했다고 볼 수는 있다. 그리고 학자들께서 그것이 그분의 사상이었다 한다면 우리
가 어떻게 이를 반박하겠는가.
남명은 평소의 삶에서 경의를 최고의 덕목으로 삼았다. 평소 지니고 다니시던 칼자루에 경의를 새겼으
며 산천재의 벽에도 이를 써 붙여두고 자신과 제자들을 가르치는 근본으로 삼았다.
경의란 무었인가.
지금 알아듣기 쉽게 풀면 경은 성인이되는 수양의 방법으로서 매사에 거짓이 없고 도리에 어긋남이 없
으며 행동을 삼가는 것이라 할 수 있고 의는 올바른 것을 따르고 옳지 아니한 것을 부끄러워하고 미워
하는 마음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이 정도로 간단한 설명으로 성리학의 敬義를 말하고 남명을 사상을
논한다는 것은 어림반푼도 없다. 제대로 설명하자면 나의 지식으로는 어림도 없고 학자들도 책한권은
족히 써야하는 내용이다.
다만 이곳에서는 기본적인 내용만 정리해 보겠다.
주자는 경을 성인이되는 학문의 시종을 이루는 요체로 보아 여섯가지 내용으로 설명한다.
1) 主一無適 - 마음을 집중하여 다른 곳에 가지 않는다
2) 整齊嚴肅 - 외모를 가지런히하고 엄숙히한다
3) 常惺惺法 - 정신을 항상 맑고 또렸이하여 깨어 있는다
4) 其心收斂不容一物 - 마음을 하나에 집중하여 다른 것은 받아 들이지 않는다
5) 畏 - 몸과 마음을 가지런히 하여 방종하지 않는다
6) 愼獨 - 홀로 있어도 도리에 어긋남이 없다.
어마어마한 해설이다. 남명과 퇴계는 이러한 주자의 인식을 계승하여 사용한 것이다.
義는 옳고 그른 것을 판가름하고 마땅히 해야하는 행동과 해서는 안되는 행동을 구분해 주는 기준으로서
인간의 인위적 측면을 조절하고 규제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사람의 외부적으로 나타나는 행동을 규제하는
기준이라고 볼 수 있다.
주자는 敬主乎中 義防乎外(경은 가운데서 주인 노릇을 하고 의는 밖에서 막아주는 역할을 한다)고 했고
남명은 앞서의 칼에 內明者敬 外斷者義라고 새겼으니 이는 안에서 밝히는 것이 경이요 밖에서 결단하는
것이 의이다하여 송대 이후의 성리학자들이 모두 경의를 학문의 요체로 받들었지만 그 내용이 의가 경의
보조역할을 하는 경 우위의 입장이었는데 비하여 남명에 와서는 경과 의를 동일 시 하거나 오히려 의를
중시하는 새로운 학풍을 세운 것은 성리학의 당초 이론지향적인 면을 실천지향적으로 방향전환을 모색한
대 혁신이었다고 할 만하다. 또한 남명은 평소 허리에 惺惺子라는 방울을 경의를 새긴 칼을 차고 다녔는
데 성성자는 경을 칼은 의를 상징하는 것이었다고 볼 수 있다. 남명은 경의를 천지간의 일월과 같다고
했으며 성현의 천언만어를 다 요약하면 이 두자가 된다고도하였다. 이익은 성호새설에서 "퇴계는 소백산
아래 태어나고 남명은 두류산 동쪽에서 태어나니 모두 영남땅이다. 상도에서는 仁을 숭상하고 하도에서는
義를 숭상한다"고하여 남명의 학풍이 의를 중시하였음을 적고있다.
**태극설-주역에 의하면 태극이 만물의 근원이며 우주의 본체라 하였고 태극이 음양을 낳고 음양은 사상
을 낳고 四象은 팔괘를 낳고 팔괘에서 만물이 생긴다는 설
북송의 유학자 주돈이가 태극의 본체는 무극이라하였고
주자는 태극외에 무극이 따로 잇는 것이 아니라 지극한 無는 有라하였다.
천지도 하나의 태극이요 만물하나하나가 다 태극이다라했다.
**이기설-우주 인간의 성립구성은 이것들을 있게하는 기본이치가 리(형이상학:법칙성을 가지고 항상 부동한
것, 형질도 없고 운동도 않는다)이며 이가 겉으로 나타난 모습(형이하학:항상 변화하고 형질을 가
지고 운동한다)을 기라한다(어렵다그자?)
역경에 천지만물의 성립은 理氣의 활동에서 나온다하였다.
주자는 인간의 신체나 희노애락의 정은 氣에서 성립되고 氣가 도덕적으로
선할 수 있는 이치(性)은 理가 마음에 내재화 된었기 때문이라 해석함
**심성론-이건 소위 성선설이니 성악설이니 하는 것을 따지는 측면의 성리학 이론인데---
이기설이 우주의 존재에 관한 것이라면 이것은 인생의 문제를 논한것이고
주자는 인간의 심성은 본연지성과 기질지성이 있으며 본연지성은 理요
원래 善한 것이나
기질지성은 청과 탁 정과 편이 나뉘므로 인간은 윤리와 도덕이
필요한 것으로 설명했다.(誠과 敬이 필요함)
**성경론- 인간이 자연의 진리와 자아를 추구하여 근원적 도리에 도달하는 길로
* 주돈이(1017-1073)는 靜정*(정호.정이형제의 스승)
* 정 호 (1032-1085)는 誠성(이기일원설을 내고 주자에 큰 영향을 줌)
* 정 이 (1033-1107)와 주자는 敬경이라했다. 이를 통하여 인간은
仁과 義를 이루게 된다고 생각한 것이다.
3. 실천중시 사상-실천궁행
성리학이 관학이 되고 과거의 주과목이 된 이래 다분히 이론과 담론에 빠져드는 경향이 있었다. 남명은
이를 특히 경계하고 실천이 없는 학문이 무용함을 주장하였다.
선조임금께서 김우옹을 불러 "조식의 학문은 어떠하오"하고 물엇을 때 김우옹은 "실천궁행하는 공부가
매우 독실하고 그 정신과 기백이 사람을 감동시켜 깨우쳐 주는 바가 많습니다"라고 하였다.
1564년 64세때 남명은 퇴계에게 두 번째 편지를 이렇게 썼다.
"요즈음 공부하는 사람들을 보니 손으로 물뿌리고 비질하는 예절도 모르면서 입으로는 천리를 이야기하
며 헛된 이름이나 훔쳐 남들을 속이려합니다" 퇴계가 형이상학적인 이론 즉 이기론의 해석과 그 논쟁
에 관심을 보인 것과는 달리 남명은 현실개혁에 바탕을 둔 삶의 처세관에 더욱 철저하였다. 남명은 벼
슬에 나아가지 아니하였으나 치도에 방관하지 아니하였으며 임금께서 단성현감으로 임명하였을 때에도
이에 응하지 않는대신 진정한 치도 백성을 위한 길을 임금께 상소하였다. 구체적으로 국정을 수습하는
방도가 구구한 정사나 형벌에 있는 것이 아니라 통치자의 올바른 판단하나에 달려 있으며 인재의 등용
에 임금께서 신심을 보여 주어야한다고 했다. 이는 남명학문의 실천적인 면을 보여주는 것이다. 남명은
人事를 버리고 天理만을 담론한다면 그것은 口上之理-입에만 있는 이치에 지나지 아니하고 자가자신에
게 돌이켜 반성하는 일이 없이 지식만을 갖는다면 이는 耳底之學-귀밑의 배움일 뿐이라 비판했다.
후에 실학이 일어낫으나 진정한 실학의 선구자는 남명으로 부터 그 연원을 캐는 것이 옳을 것이다.
4. 민본사상
왕권 중심의 절대왕정 치하에서 살면서 남명은 체제에 얽매이지 않고 왕가에 대한 충성보다 백성에 대한
애민사상에 투철했다. 왕권을 절대적인 것으로 보지 않았으며 먼저 백성이 있고서야 나라가 있고 나라가
있고 나서야 임금이 있다는 입장에서 왕도를 논하였다.
1555년 을묘사직소(소위 단성소)에서 전하의 나라 다스리는 일이 잘못되어 나라의 근본이 이미 무너지고
하늘의 뜻은 떠났으며 인심도 멀어졌읍니다"라고 적고 있다. 이는 이미 임금의 권위를 인정하지 않는다
는 말과 무엇이 다르랴. 백성이 피폐해 지는데 아무 일도 않는 임금은 임금이 아니라는 논리이다.
나아가 민암부에서 임금은 배이며 백성은 물이라하여 물은 배를 듸우는 원동력이지만 때로는 물살이 배를
뒤업기도 한다고 하여 백성을 떠난 왕권은 위태한 것임을 주창하였다. 이는 백성이 근본임을 말하는 민본
사상이다. 나아가 당시 관리우위의 관존사비의 현실에서 재야 선비들이 벼슬을 추구하는 것만이 제일이
아니라 志節로서 叔世化民하는 것이 사명과 보람이 있다는 것을 일깨우므로서 선비의 위치와 상을 되찾아
士尊官卑의 가치관을 조성하는데 큰 몫을 하였다.
5. 애국사상.
뒤에 따로 붙어 있음
6. 다양한 독서 거대 초월적 기상
남명의 시문과 행장을 보면 남명이 지향한 엄청나게 크고 광대한 지향을 볼 수 있다. 남명이란 호만해도
크기가 구만리나되어 날아오르면 하늘의 북쪽 끝과 남쪽끝을 꽉채운다는 붕새가 여섯달을 날아가 앉는다
는 남쪽의 바다이름이다. 그의 대표적인 시 덕산계정주에는 請看千石鐘-이라하여 천석들이 큰 종을 자신
에 비유하여 움직이지 않는 선비의 기상을 비유하였다. 덕산복거에서는 銀河十里喫猶餘-십리 은하의 물
을 다 마시리라. 우음에서는 高山如大柱 撑却一邊天-높은 산이 하늘을 버티네하여 하늘을 버티고 있는
자신을 상징하기도 했다.
한편 성리학에 얽매이지 아니하는 다양한 분야의 학문을 섭렵하므로서 편협하지 않은 세계관을 이루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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