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명문인 - 망우당 홍의장군 곽재우

흔히 스승은 제자의 위업으로 인하여 더 빛난다. 예수도 공자도 그런 면이 있지 않은가. 남명의

제자중에는 출중한 스승들이 많지만 그 중에서도 망우당 곽재우는 빛나는 큰 별이다.

곽재우는 1552년 경남 의령군 유곡면 세간리에서 태어났다. 본관은 현풍이며 현풍인이나 의령의

외가에서 태어 났으며 호는 망우당, 자는 계수, 시호는 충익이며 의령의 자랑이다. 아버지는

감사 곽월(1518-1586)이다. (이순신장군은 1545년 태어나고 1598년 별세하신다)

1567년 남명조식의 문하에서 배우고 학문과 무예와 병서에 능통해졌으며 이를 범상히 본 남명이

외손주사위로 삼았다. 김행의 따님이다.

1572년 남명이 별세하자 예를 지극히 하였으며 더욱 학문에 전념하였다.

1578년 아버지께서 동지사로 명나라에 감에 배행하고 돌아오면서 명황제로 부터 붉은비단, 은

안장, 벼루를 받았다. 이 붉은 비단은 처녀의 초경을 물들여 만든 것으로 임진란이 일어나자 이

것으로 옷을 해 입고 의병을 모아 일본군을 격파하여 천강홍의장군(하늘에서 내려온)이라는 별

칭을 얻었다.

1585년 선조18년 문과에 2등으로 급제하였으나 왕의 뜻에 거슬린 글귀 때문에 며칠 후 파방되었

다. 이에 과거를 포기하고 남강과 낙동강의 합류지점인 기강위 돈지에 강사(江舍)를 짓고 평생을

은거할 결심으로 학문에만 전념하였다. 그러나 1592년 4월 14일 일본의 조선침공이 시작되어 왕

이 의주로 피난하고 관군이 곳곳에서 패하자 4월 22일 전국에서 최초로 사재를 풀어 의령에서 의

병을 일으켰다. 5월 함안군을 점령하고 정암진 도하작전을 전개한 왜병을 격파하여 대승을 거두

었다. 정암을 건너려는 왜군을 밤에 늪으로 유인하여 대파하고 거름강으로 올라오는 적선을 격파

하여 승리를 거두었다. 이로서 경상우도를 보존하여 농민들이 평상시와 같이 농사를 지을 수 있

었고 왜군의 호남진로를 막았다. 이 때 그가 모은 의병의 수는 2000명에 이르렀다고 한다. 10월

5일부터 10일까지 제1차 진주성싸움이 있었다. 진주목사 김시민이 이끄는 3,800명의 조선군과

3만여 일본군이 치열한 전투를 벌려 진주성을 지켰으며 이 싸움에서 곽재우의 혁혁한 공로가 있

었다. 이 싸움의 승리로 경상우도지역을 적의 발아래서 보호하였을 뿐아니라 호남지방을 넘보지

못하게하는 크나큰 공과가 있었다. 임진왜란은 조선이 패한 전쟁이 아니다. 진주와 행주와 평양

성에서 조선군은 크게 이겼다. 그러나 왜적을 피해 달아났던 관찰사 김수의 무고로 구금되었다

가 초유사 김성일의 장계로 석방되는 일이 있었다.

장군의 전공이 전국에 퍼지고 선조도 공을 치하 형조정랑의 벼슬을 내렸으나 받지 아니하였다.

1593년 성주목사겸 조방장에 임명되어 삼가의 악견산성 등을 수축하다가 1595년 진주목사로 전

근되었으나 곧 벼슬을 버리고 현풍 가태로 돌아왔다.

1593년 6월 15일부터 시작된 2차 진주성 싸움에서는 일본군 37,000명이 동원 되었고 조선군

3,700명과 진주성에 피란한 관, 민 6만이 전부 옥쇄하였으며 모든 가축과 가옥이 일본군에 의

하여 불탔다. 그 불탄 자리에서 기생 한명이 승리가를 부르는 일본군의 가슴에 비수를 꽂고 남

강에 잠겼다. 진주인들이 유독 자존심이 강한 것은 실로 저번 전투의 승리와 이 전투의 옥쇄

그리고 논개의 희생에 연유한 것이라 감히 말할 수 있다.

1597년 정유재란이 일어날 조짐이 분명하자 조정의 부름을 받고 경상좌도방어사로 현풍의 석문

산성을 축조하였으나 그 역을 마치기도 전에 왜군이 침입하여 8월에 밀양 영산 창녕 현풍등

네 고을의 군사를 이끌고 화왕산성을 지켜 적의 침략을 막았다. 이 해 계모 허씨가 별세하여

울진으로 가 두문불출 3년상을 지켰다.

1598년 이순신이 죽었다. 이순신이 죄없이 무고로 고생하고 절친했던 의병장 김덕령이 또한 무

고로 죽음을 당하자 벼슬을 포기하고 낙향하여 은둔할 결심을 굳혔다.

1599년 경상우도방어사에 임명되었으나 상중임을 이유로 임하지 않았고 9월에 경상좌도병마절

도사에 제수되었으나 10월에야 부임 이듬해에는 병을 이유로 벼슬을 버리고 귀향하여 버리자

사헌부의 탄핵을 받아 영암으로 귀양가 2년 뒤에야 풀려났다. 그 뒤 현풍 비슬산에 들어가 곡

식을 금하고 솔잎으로 끼니를 이어갔으며 영산현 남쪽 창암진에 강사(江舍)를 짓고 망우정이라

하였다.

그러나 1604년 다시 조정의 부름을 받아 찰리사가 되었고 선산부사로 임명되었으나 역시 나가지

않았으며 10월에는 절충장군용양위부호군에 제수되었다가 11월 가선대부용양위상호군에 승진하

였다.

그 뒤 동지중추부사 한성부윤을 역임하고 1608년 광해왕즉위년에는 경상좌도병마절도사 용양위

부호군을 거쳐 1609년 경상우도병마절도사 삼도수군통제사로 제수되었으나 역시 나가지 않았다.

1610년 광해왕의 간청으로 서울에 올라가 호분위의 부호군 호분위의 대호군 겸 오위도총부의 부

총관에 제수되었고 이어 한성부좌윤에 임명되었으나 나아가지 않자 바로 함경도관찰사로 바꾸어

발령하였다.

1612년 전라도 병마절도사로 임명되었으나 병을 칭탁하고 나가지 않았으며 1612년에는 영창대

군을 신구하는 상소를 올리고 낙향하였다.

1616년 창암강사에서 장례원판결사를 제수받았으나 역시 나아가지 않았고 1617년 광해9년 예장

을 하지 말라는 유언을 남기고 서거하시니 향년 66세였다.

저서로 망우집. 그의 일대기 곽재우전이 있다. 그의 일괄 유물은 국가지정 보물671호로 지정되

어 있다. 그는 나라를 구한 명장이었을 뿐아니라 필체가 웅건 활달하였고 시문에도 능했다.

묘지는 경북 달성군 구지면 신당동에 있다.

그의 시 한 수를 옮긴다.

영화도 국록도 버리고

구름산에 누웠으니

세상근심 다 잊고 몸은 절로 한가롭네

고금에 신선이 없었다고 하지말라

다만 내 마음 한 번 깨달음에 있다네.

1709년 숙종35년 나라에서 충익공이라 시호를 내리고 병조판서를 증직하였으며 그의 사당에 예연

서원이란 사액이 내려졌다. 실로 의령의 자랑이다. 의령은 친구 권대근의 고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