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명 민족의 스승 2
스승 남명을 평가하는데 있어
역사적 폄하라든지
문묘에 배향되지 않은 일이라든지
경상우도의 거유라든지
은둔한 학자라든지
도가 불가에 기울었다든지하는 평가들은 오늘날 싯점에서 보면 폄하의 아무런 이유가
되지 아니한다. 지금은 인권이 자유로운 시대일 뿐 아니라 학문도 자유롭다. 왕조의 시
대도 아니고 유학이 통치 이년도 아니다. 유도에 대한 지식의 순위가 정치권력의 순위
를 결정하던 시대의 생각을 가지고 스승을 평가해서는 안 된다. 문묘종사가 무어 그리
대순가. 그것은 스승을 민족적 스승으로 높이는데 제약이 될 수 없다. 도대체 지금 문
묘에서 제사를 지내고 있기나한가. 그것이야말로 시대를 거스리는 우스운 일이다. 남명
이 민족의 스승이라면 지금 민족의 승이라는 것이지 먼 과거 어느 시점에서의 스승이라
면 무슨 값어치가 있겠는가. 스승을 경상우도의 학자 운운한다는 것은 왕조시대의 파당
과 정치와 경학이 일치하던 시대로 시계를 돌려놓은 것 같은 착각 속에 사는 머리가 좀
이상한 사람들이 아닌 바에야 일고의 가치도 없다. 문제는 스승의 가르침이 인간의 삶
속에서 아니 좁게 우리 민족의 삶에 옳은 것인지 아닌지 오늘날 우리가 사는 시대에 받
들만한 가치가 있는 가르침인지 아닌지에 있는 것이지 1500년 그 시대에 스승이 차지했
던 정치적 위상에 있는 것이 아니다. 거저 임금에 좀 대 들었다고 위대했다는 논리 정도
로 민족의 스승이 되겠는가. 퇴계보다 못지 않았다는 아니 월등했다는 논리로 그 위대함
이 방증된는가. 웃기는 일이다. 우리가 스승 앞에 엎디어 오늘 스승의 가르침을 청하는
것은 가슴속에 비수를 갖추고 다니지 않으면 하루도 옳은 자리에 앉을 수 없고 마음속에
방울을 갖추지 않고는 이 시대의 옳은 소리를 들을 수 없는 시대적 필연성 때문이다. 스
승께서는 오 천년 우리 역사에서 명분을 확실하게 지키고 지식인의 자존심을 확실히 보여
준 거의 유일한 위대한 분이시다. 오늘날 어느 것이 옳은 지식인지 구분도 힘들도 바람과
파도에 등불처럼 흘러 다니는 지식인들의 모습을 보고 있지 않은가.
나같이 개떡도 남명에 대하여 연구한 적도 없는 무뢰한 이 아니고 진짜 남명을 연구하
는 고매한 분들께서 나서서 남명의 가르침을 이 분란한 사파에 좀 내 놓아 보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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