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합천에게 드림

                          - 합천 군수의 이름은 증영이다.

        어제 서신을 보냈는데, 보셨는지요? 양은 누린내가 나지만 개미는 그것을 좋아한다고 들은 적이 있습니다. 양은 그래도 괜찮지만, 양과 벗하는 자를 사람들이 비방하는 것은 참으로 손뼉치며 탄식할 만한 일입니다.

        저는 지금 육동에 와서 매부의 장례를 치르고 있습니다. 이 동네에 정순경이란 자가 있는데, 어머니가 돌아가셨는데도 장례를 치를 여력이 없습니다. 지금 육동의 선영으로 모시고 와 장사를 지내고자 하지만, 백리 밖에서 운구해 올 방법이 없습니다. 상복을 입고 어쩔 줄 몰라 하며 눈물을 참지 못하고 있으니, 이는 상복을 입을 사람이 없는 상이나 마찬가지입니다.

        순경이 나에게는 거의 길가에서 만난 한 상주나 드름이 없지만, 공에게 있어서는 그의 모친과 선대부인은 육촌사이라고 들었습니다. 상을 당했다는 소식을 들었으면 힘을 다해 서로 도와주어야 할 것이니, 나와 같이 무고나한 사람과는 비할 바가 아닙니다. 선을 행하다 끝까지 하지 않으면 선이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라는 말을 들어 보지 못했습니까? 공이 상여꾼을 시켜 두현까지 호송하도록 하였으니, 아현까지 수송할 수는 없겠습니까? 저는 공의 친족의 일을 말씀드리는 것일 뿐이니, 공이 요량하여 처리하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