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가선대부 호조참판 겸 동지의금부사 이공 신도비명 병서

贈嘉善大夫 戶曹參判 兼 同知義禁府事 李公 神道碑銘 幷序

     가정황제 39년 경신(1560) 봄에 왕이 좌부승지 이정에게 명하기를 "돌아가 네 모친을 살펴라. 내가 너의 충효를 아름답게 여겨서, 너의 모친을 봉양할 몇가지 음식 약간을 내리노니, 네 가더라도 나를 멀리하지 말라"하였다. 이 해 가을 8월에 거듭 유후로 임명하시어 동경을 다스리도록 한 것도 모친을 섬기도록 한 때문이었다. 그리고 왕이 이르기를 "너의 아비 담에게 가선대부 호조 참판 겸 동지의금부사 작위를, 어미 정씨에게는 정부인으로, 조부 이번은 통정대부 공조참의로, 조모 조씨는 숙부인으로, 증조 맹주는 통훈대부 통례원 좌통례로, 증조모 정씨는 숙인으로 추증한다"하였다. 군자가 이르기를 "효도는 그 어버이를 이루게 하는 것보다 큰 것이 없고, 자신을 이루는 것은 그 다음이다."했는데, 이런 것을 두고 이른 것이리라.

     이씨의 선조는 사수현 사람인데 보계가 고려의 진사 셋방에게서 시작된다. 이분이 아들 언을 두었는데 생원이다. 생원이 아들 자를 두었는데 생원이었고 담양 교수를 하였다. 교수가 아들 이륜을 얻었는데 진사였고 효도로 알려져서 특명으로 서용되었는데 이분이 공의 증조부이다. 참의가 훈련원 참군 경무의 따님 조씨에게 장가 들어서 공을 낳았다.

     공의 자는 언숙이다. 정성되고 효도했으며, 겸손함으로써 자신의 덕을 길렀다. 일찍이 남에게 거스른 적이 없었고 아들을 가르침에 조금도 게으르지 않았다. 가보는 원구이며, 아름드리 보옥에 있지 않았으니, 훗일에 영화롭게 어정을 먹을 수 있었던 것은 전일에 복을 심은 탓이 어찌 아니겠는가? 나이 예순셋을 누렸고, 사천의 구암 선영 밑에 장사지냈는데 옛 전장이 있는 것이기 때문이었다.

     의정부 좌찬성 정신중의 증손 곡산 훈도 현손의 딸 정씨에게 장가 들어서 부윤을 낳았다. 부윤은 약관을 겨우 넘어서 문과에 장원하여 네 번 수령을 맡았고 참의를 네 번 역임했으며 은대를 나오자마자 또 미원에 들어갔다. 매양 어버이가 늙었다는 것으로써 외임을 요청하였다. 학문에 독실하여 게으르지 않았으며 항상 박실하게 공부하였다. 일찍 중종과 인종 양 대왕의 상에 복상했고, 또 친상을 당해서 죽만 마시며 시묘했는데 주상께서 들으시고 통정으로 승진시키도록 명했다. 이들 응인은 문학을 공부했고, 응인의 아들이 둘인데 호변과 곤변이다.

            명은 다음과 같다.

            이씨의 선대는

            여말부터 이름난 집안

            글하는 선비가 거듭 났으나

            벼슬은 중간에 침체하였다.

            물에 잠긴 계수나무의 끼친 향기가

            공에게 비로소 향내를 뿜네

            십수교 다리 동쪽,

            사천이 서쪽으로 흐르는데

            구산이 푸른 곳에

            공은 백의로 있었다.

            느티나무 그늘졌는데,

            심은 사람은 왕호였다.

            산이 옥을 감춰 두었다가

            신백과 중산보를 내려주셨다.

            어질고 후덕한 아들은,

            충성스러운 왕의 신하로다.

            총애가 귀신과 사람을 놀라게 했다.

            자부에서도 놀라,

            공을 상빈으로 삼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