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인 곽시 묘표
宜人 郭氏 墓表
깊은 산 큰 못에는 반드시 용과 범이 산다. 곽씨 가문은 훌륭한 인물이 나오는 큰 못이다. 시조 직학사 원은 고려조에 벼슬하였고, 십일 대를 내려와 동지사 운은 본조에 벼슬하였다. 갑과와 을과 에 합격한 사람이 열한 몀이고 정당의 자리에 올랐던 사람이 셋이며, 금림에 들어간 사람이 여덟이었다. 용과 범이 출몰하고 아름다운 옥이 찬란히 빛나는 것 같으니, 이를 두고 문인의 곳간이라 하는 것이다.
숭정대부로 의정부에서 벼슬한 추가 바로 부인의 증조부이다. 추는 직장 영을 낳았고, 영은 통찬 계의를 낳았다. 계의는 직장 이문의 딸에게 장가 들어 부인을 낳았다. 부인은 군기시 정 송여림의 아들 세적에게 시집 가서 삼가현에서 살았다. 아들 형.함.린.기.관을 두었고, 사위는 정아무개와 길아무개이다. 향년이 육십칠 세였으며, 본관은 서원이다.
부인은 덕성이 일찍 다듬어져, 사람들을 사랑하고 재산을 잘 다스려 가도가 태평하였으니, 큰 가문의 며느리로ㅗ 알맞았다. 부인의 행실은 밖으로 드러나지 않는 법이다. 명이 아니면 나타나지 않을 것이다. 나는 변변치 못한 사람으로, 입을 닫고 사람들과 관계를 끊고 있으니, 어찌 다시 필설을 휘두르겠는가? 송형은 자신을 깨끗이 한 사람이다. 명을 지어 달라고 세 번이나 찾아왔는데 세 번 모두 거절하다가 할 수 없어 명을 쓴다.
송나라에 형씨가 있었는데
가래나무.잣나무.뽕나무르르 잘 길러내었다.
장인이 그것을 취하는데
길고 짧은 것을 가리지 않았다.
부인이 태어난 건
하려한 문벌이었다.
본손과 지손이 자라나서
기수처럼 훌륭한 사람이 번성하니,
안봉은 만고에 서 있을 것이요
산은 외롭지 않으리라
- '의정부' 다음에는 빠진 문구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