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우당 문공 묘사기

       고려 좌사간대부 문공의 묘가 강성현 북쪽 갈로 개산에 있다. 건문 2년(1400), 조정에서 예에 맞게 장사지내도록 하고 민호를 두어서 무덤을 지키도록 명했다.

       공의 휘는 익점, 자는 일신인데, 보관은 강성이다. 젊어서부터 배우기를 좋아했고 훌륭한 행실이 있었다. 지정 경자년(1360) 과거애 합격 하였꼬 벼슬을 역임해서 우문관 제학에 이르렀다. 국조에 이르러, 태종대왕께서 공의 공덕과 행실을 추념하여 아름답게 여기시고 참지의정부사 예문관 제학으로 증직하고 강성군으로 봉해서 시호를 충선이라 하였다. 세종대왕은 특별히 직급을 올려서 부민후로 봉했다.

       지정 년간에 공이 서정관으로서 원나라에 갔다가, 어려운 나라일을 당하여 남쪽 거친 곳으로 귀양을 갔다. 삼 년 만에 풀려서 돌아오는데 도중에서 목화꽃을 보았다. 엄중하게 금하는 법을 돌아보지 많고, 남모르게 감추어서 돌아와 우리 나라에 번식시켰다. 우리 나날 백성들에게 만세토록 혜택을 입도록 했으니, 그 공을 어찌 작다고 하겠는가? 그런데 공이 충절 때문에 당시에 하지 말아야 할 것을 범해서 남쪽 너른 곳으로 가지 않았더라면 어찌 그 종자를 우리 나라에 옮겨 올 수가 있었겠는가? 대저 한 몸의 나그네로서 오직 나라를 보위하고 백성을 윤택하게 하는 일만을 생각한 사람을 나는 공에게서 보았으니, 국조에서 특히 총애하는 명령을 내려서 포상한 것이 마땅한 것이었다. 천순 5년(1461)에 도천에다 사당을 세워 봄 가을에 제사를 지내는 것도 임금의 특명을 받들어 고을 사람들이 이룩한 것이었다.

        공은 어버이를 섬김에 그 도리를 다해서, 잠깐 동안이라도 곁을 떠난 적이 없었다. 비록 관직에 있었을 때에도 일년 동안에 휴가를 두 번 갈 수 없음을 걱정하였다. 그 후 만 리나 먼 황무지에서 귀양 살다가 오 년만에 돌아올 적에도 오직 부모님께 인사드리는 일만을 급하게 생각했다. 그러므로 원나라 조정에 있을 때에는 관직에 제배된 지 십여 일만에 사직하였고, 본국에서도 관직에 임명된 지 오 일이 못 되어서 작암을 그만두었다. 아는 사람은 "공의 어버이 생각하는 마음은 <너무도 지극하여> 우환과 부귀 속에서도 능히 잊지 못했다."라고 하였다. 그 후 모친상을 당해서 복을 입고 여묘하는데 마침 왜구가 날뛰는 것을 만났다. 사람들이 모두 도망쳐 숨었으나 공은 최복을 입고 건질을 두르고서, 하늘을 우러러 통곡하며 제사 음식 올리는 일을 예삿때와 같이 하였다. 도적들 또한 �J탄해서 나무를 깎아, "효자를 해치지 말라."라는 네 글자를 써놓고 갔다. 이로 인해 홍무 16년(1383)에 조정에서 돌에 새겨서 표창하였던 것이다.

        만년에는 고려의 운수가 끝날 것을 알고 병을 핑계하여 벼슬하지 않았다. 신라와 고려 때에 비록 설 홍유, 최 문헌이 있어 능히 학문을 창도하여 내려오기는 하였으나, 말엽에 이르러서는 학문이 차츰 없어지고 점점 쇠해지고 학교도 망가져서 세상에서는 모두 불교를 믿게 되었다. 공이 홀로 개연히 여기고 학업을 힘써서 후학이 돌아갈 바를 보였다. 스스로 삼우거사라 일컬었는데, 세가지 근심이라 함은 왕국이 떨치지 못함을 걱정하고, 성학이 전해지지 않음을 걱정하고, 자신의 도가 확립되지 못했음을 걱정한다는 것이었다. 그 후에 다시 한번 세상에 나온 일도 아마 할 일이 또 있었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 결락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