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심보감
명심보감 - 제11장 성심편 추록1 적게 누리면 욕되는 일도 적다 榮輕辱淺 앞으로 오는 일을 알고자 하면 먼저 지나간 일을 잘 살필 것이다. 欲知未來면 先察己然이라 하늘의 비 바람 예측할 수 없고 사람에겐 아침저녁 길흉화복 알 수 없다 天有不測風雨하고 人有朝夕禍福이니라 복이 있다고 다 누려버리지 말라. 有福莫亨盡 재주 있는 사람은 모르는 사람의 종이요 고생하는 것은 즐거운 날의 근본이다. 巧者는 拙之奴요 苦者는 樂之奴니라 "아버지가 근심하지 않음은 자식이 효도하기 때문이요, 남편이 번뇌가 없는 것은 아내가 어질기 때문이다. 말이 많아 말에 실수함은 술 때문이요, 의가 끊어지고 친함이 갈라지는 것은 오직 돈 때문이니라." 父不憂心因子孝요 夫無煩惱是妻賢이라 言多語失皆因酒요 義斷親疎只爲錢이라. "이미 심상치 못한 즐거움을 가졌거든 모름지기 헤아릴 수 없는 근심을 방비할 것이니라." 旣取非常樂이어든 須防不測憂니라. "사랑을 받거든 욕됨을 생각하고, 편안함에 거하거든 위태함을 생각할 것이니라." 得寵思辱하고 居安廬危니라. "영화가 가벼우면 욕됨이 얕고 이로움(利)이 무거우면 해도 깊으니라." 榮輕辱淺하고 利重害心이니라. 사랑함이 심하면 반드시 심한 소모를 가져오고, 칭찬받음이 심하면 반드시 심한 헐뜯음을 가져온다. 기뻐함이 심하면 반드시 심한 근심을 가져오고, 뇌물 탐함이 심하면 반드시 심한 멸망을 가져오느니라." 甚愛必甚費요 甚譽必甚毁요 甚喜必甚憂요 甚贓必甚亡이라. 공자가 말하기를, "높은 낭떠러지를 보지 않으면 어찌 굴러 떨어지는 환란을 알며, 깊은 샘에 가지 않으면 어찌 빠져 죽을 환란을 알며, 큰 바다를 보지 않으면 어찌 풍파가 일어나는 무서운 환란을 알리요."라고 하셨다. 子曰 不觀高崖면 何以知顚墜之患이며 不臨深泉이면 何以知沒溺之患이며 不觀巨海면 何以知風波之患이리오. "미래를 알려거든 먼저 지나간 일을 살펴보라." 慾知未來인대 先察已然이니라. 공자가 말하기를, "밝은 거울은 얼굴을 살필 수 있고, 지나간 일은 현재를 알 수 있느니라."고 하셨다. 子曰 明鏡은 所以察形이오 往者는 所以知今이니라 "지나간 일은 밝은 거울 같고 미래의 일은 어둡기가 칠흑과 같으니라." 過去事는 如明鏡이요 未來事는 暗似漆이니라. <경행록>에 이르기를, "내일 아침의 일을 저녁 때에 가히 꼭 그렇게 된다고 알지 못할 것이요, 저녁 때의 일을 오후 네시 쯤 가히 꼭 그렇게 된다고 알지 못할 것이니라."고 하였다. 景行錄에 云 明朝之事를 薄暮에 不可必이요 薄暮之事를 哺時에 不可必이니라. 하늘에는 예측할 수 없는 비 바람이 있고, 사람은 아침 저녁으로 화와 복이 있느니라. 天有不測風雨하고 人有朝夕禍福이니라. "석자되는 흙 속으로 돌아가지 아니 하고서는 백년의 몸을 보전하기 어렵고, 이미 석자 되는 흙 속으로 돌아가선 백년 동안 무덤을 보전키 어려울 것이니라." 未歸三尺土하얀 難保百年身이요 已歸三尺土하얀 難保百年墳이니라. <경행록>에 이르기를, "나무를 잘 기르면 뿌리가 튼튼하고 가지와 잎이 무성해서 동량의 재목을 이루고, 수원(水源)을 잘 만들어 놓으면 물 줄기가 풍부하고 흐름이 길어서 관개의 이로움이 베풀어지고, 사람을 기르면 마음과 기상이 뛰어나고 식견이 밝아져서 충의의 선비가 나온다. 어찌 기르지 않을 것이냐."고 하였다. 景行錄에 云 木有所養則根本固而枝葉茂하야 棟梁之材成하고 水有所養則泉源壯而流派長하야 灌漑之利博하고 人有所養則志氣大而識見明하야 忠義之士出이니 可不養哉아 스스로 믿는 자는 남도 또한 자기를 믿나니 오나라와 월나라와 같은 적국 사이라도 형제와 같이 될 수 있고, 스스로를 믿지 못하는 자는 남도 또한 자기를 믿어주지 않으니 자기 이외에는 모두 원수와 같은 나라가 되느니라." 自信者는 人亦信之하나니 吳越이 皆兄弟요 自疑者는 人亦疑之하나니 身外皆敵國이니라. "사람을 의심하거든 쓰지 말고, 사람을 쓰거든 의심하지 말지니라." 疑人莫用하고 用人勿疑니라. <풍간>에 이르기를, "물 속 깊이 있는 고기와 하는 높이 떠 다니는 기러기는 쏘고 낚을 수 있거니와, 사람의 마음은 바로 지척간에 있음에도 이 지척간에 있는 마음은 가히 헤아릴 수 없느니라."고 하였다. 諷諫에 云 水底魚天邊雁은 高可射兮低可釣어니와 惟有人心咫尺間에 咫尺人心不可料니라. "범을 그리되 모양은 그릴 수 있으나 뼈는 그리기 어려운 것이요, 사람을 알되 얼굴은 알지만 마음은 알지 못하느니라." 畵虎畵皮難畵骨이요 知人知面不知心이니라. "얼굴을 맞대고 서로 이야기는 하나, 마음은 천리 산처럼 멀리 떨어져 있느니라." 對面共話하되 心隔千山이니라. 바다는 마르면 마침내 바닥을 볼수 있으나 사람은 죽어도 그 마음을 알지 못하느니라. 海枯終見底나 人死不知心이니라. 태공이 말하기를, "무릇 사람은 운명을 거스르지 못할 것이요, 바닷물은 가히 말(斗)로 되지 못하느니라."고 하셨다. 太公이 曰 凡人은 不可逆相이요 海水는 不可斗量이니라. <경행록>에 이르기를, "남과 원수를 맺는 것을 재앙의 씨를 심는 것이요, 착한 것을 버리고 착한 일을 하지 않는 것은 스스로를 해치는 것이니라."고 하였다. 景行錄에 云 結怨於人은 謂之種禍요 捨善不爲는謂之自賊이라. "만약 한 편 말만 들으면, 문득 친한 사이가 멀어짐을 볼 것이니라." 若廳一面說이면 便見相離別이니라. "배부르고 따뜻하게 호강하며 살면 음욕이 생기고, 굶주리고 추운 곳에서 고생하며 살면 도심(道心)이 일어 나느니라." 飽煖엔 思淫慾하고 飢寒엔 發道心이니라. 소광이 말하기를, "어진 사람이 재물이 많으면 그 뜻을 손상하고, 어리석은 사람이 재물이 많으면 허물을 더 하느니라."고 하셨다. 疎廣이 曰 賢人多財則損其志하고 愚人多財則益其過니라. "한 가지 일을 경험하지 않으면 한 가지 지혜가 자라지 않느니라." 不經一事면 不張一智니라. 사람이 가난하면 지혜가 짧아지고, 복이 이르면 마음이 영롱하여 지느니라. 人貧智短하고 福至心靈이니라. 시비가 종일토록 있을지라도 듣지 않으면 저절로 없어지느니라. 是非終日有라도 不聽自然無니라. "와서 시비를 말하는 자는 이것이 곧 시비하는 사람이니라." 來設是非者는 便是是非人이니라. <격양시>에 이르기를, "평생에 눈썹 찡그릴 일을 만들지 않으면 세상에 이를 갈 원수 같은 사람이 없을 것이다. 크게 난 이름을 어찌 뜻 없는 돌에 새길 것인가. 길가는 사람의 입이 비석보다 나으리라."고 하셨다. 擊壤詩에 云 平生에 不作皺眉事하면 世上에 應無切齒人이니 大名을 豈有鐫頑石가 路上行人이 口勝碑니라. "사향을 지녔으면 저절로 향기로운데 어찌 반드시 바람이 불어야만 향기가 나겠는가." 有麝自然香이니 何必當風立고. "복이 있다 해도 다 누리지 말라, 복이 다하면 몸이 빈궁해 질 것이요. 권세가 있다 해도 함부로 부리지 말라, 권세가 다하면 원수와 서로 만나느니라. 복이 있거든 항상 스스로 아끼고 권세가 있거든 항상 스스로 겸손하라. 사람에 있어서 교만과 사치는 처음은 있으나 흔히 나중에는 없는 것이니라." 有福莫享盡하라 福盡身貧窮이요 有勢莫使盡하라 勢盡寃相逢이니라 福兮常自 惜하고 勢兮常自恭하라 人生驕與侈는 有始多無終이니라. 왕참정의 <사유명>에 말하기를, "여유 있는 재주를 다 쓰지 않았다가 조물주에게 돌려주고, 여유있는 복록을 다 쓰지 않았다가 조정에 돌려주고, 여유 있는 재물을 다 쓰지 않았다가 백성에게 돌려주며, 여유있는 복을 다 누리지 않았다가 자손에게 돌려 줄지니라."고 하였다. 王參政四留銘에 曰 留有餘不盡之巧하야 以還造하고 留有餘不盡之祿하야 以還朝廷하고 留有餘不振之財하야 以還百姓하고 留有餘不振之福하야 以還子孫이니라. "황금 천냥이 귀한 것이 아니고 사람의 좋은 말 한마디 듣는 것이 천금보다 나으니라." 黃金千兩이 未爲貴요 得人一語勝千金이니라. "재주 있는 사람은 재주 없는 사람의 종이 되고, 고생은 즐거움의 근본이 되느니라." 巧者는 拙之奴요 苦者는 樂之母니라. "작은 배는 무겁게 싣는 것을 견디기 어렵고, 으슥한 길은 혼자 다니기에 좋지 못하느니라." 小船은 難堪重載요 深逕은 不宜獨行이니라. "황금이 귀한 것이 아니요, 편안하고 즐거움이 보다 값 많은 것이니라." 黃金이 未是貴요 安樂이 値錢多니라. "집에 있어서 손님을 맞아 대접할 줄 모르면 밖에 나가 다른 집에 손님으로 가 보아야 이제 (나를) 맞아줄 주인 적은 줄을 알리라." 在家에 不會邀賓客이면 出外에 方知小主人이니라. "가난하게 살면 시끄러운 시장거리에 살아도 서로 아는 사람이 없고, 넉넉하게 살면 깊은 산 중에 살아도 먼 데서 찾아 오는 친구가 있느니라." 貧居뇨*市無相識이요 富住深山有遠親이니라. *시끄러울 뇨 "사람의 의리는 다 가난한 데서 끊어지고, 세상의 인정은 곧 돈 있는 집으로 쏠리느니라." 人義는 盡從貧處斷이요 世情은 便向有錢家니라. 차라리 밑 빠진 항아리는 막을지언정 코 아래 가로 놓인 것(입)은 막기 어려우니라. 寧塞無底缸이언정 難塞鼻下橫이니라. 사람의 참다운 정은 다 궁색한 가운데서 생기게 되느니라. 人情은 皆爲窘中疎니라. <사기>에 말하기를, "하늘에 제사를 지내고 사당에 제례 올림에도 술이 아니면 제물을 받지 않을 것이요, 임금과 신하, 벗과 벗 사이에도 술이 아니면 의리가 두터워지지 않을 것이요, 싸움을 하고 서로 화해 함에도 술이 아니면 권하지 못할 것이다. 그러므로 술은 성공과 실패를 얻는 것으로 가히 함부로 마시지 못하느니라."고 하였다. 史記에 曰 郊天禮廟는 非酒不享이요 君臣朋友는 非酒不義요 鬪爭相和는 非酒不勸이라 故로 酒有成敗而不可泛飮之니라. 공자가 말하기를, "선비가 도에 뜻을 두면서 좋지 않은 옷과 좋지 않은 음식을 부끄럽게 하는 자는 서로 더불어 의논할 사람이 못되느니라."고 하셨다. 子曰 士志於道而恥惡衣惡食者는 未足與議也이니라. 순자가 말하기를, "선비가 벗을 투기하는 일이 있으면 어진 벗과 친할 수 없고, 임금이 신하를 투기하는 일이 있으면 어진 신하가 오지 않느니라."고 하셨다. 筍子曰 士有妬友則賢交不親하고 君有妬臣則賢人不至니라. 하늘은 녹 없는 사람을 내지 않고, 땅은 이름 없는 풀을 기르지 않는다 天不生無祿之人하고 地不長無名之草이니라. 큰 부자는 하늘에 달려 있고, 작은 부자는 부지런한데 달려 있다 大富는 由天하고 小富는 由勤이니라. 집안을 이룰 아이는 똥을 아끼기를 금 같이 하고, 집안을 망칠 아이는 돈 쓰기를 똥과 같이 한다. 成家之兒는 惜糞如金하고 敗家之兒는 用金如糞이니라. 강절 소 선생이 말하기를, "편안하고 한가롭게 살 때 삼가 걱정할 것이 없다고 말하지 말라. 겨우 걱정할 것이 없다는 말이 입에 나가자 문득 걱정거리가 생기리라. 입에 상쾌한 음식이라고 해서 많이 먹으면 병을 만들 것이요, 마음에 상쾌한 일이라고 해서 지나치게 하면 반드시 재앙이 있으리라. 병이 난 후에 약을 먹는 것 보다는 병이 나기 전에 스스로 조심하는 것만 못하느니라."고 하셨다. 康節邵先生이 曰 閑居에 愼勿設無妨하라 재說無妨便有妨이니라 爽口勿多能 作疾이요 快心事過必有殃이라 與其病後能服藥으론 不若病前能自防이니라. 재동제군이 훈계를 내려 말하기를, "신묘한 약이라도 원한으로 인한 병은 고치기 어렵고, 뜻밖에 생기는 재물도 운수가 궁한 사람은 부자가 되게 할 수 없다. 일을 생기게 하고 나서 일이 생기는 것을 원망하지 말고 남을 해치고 나서 남이 해치는 것을 너는 꾸짖지 말라. 천지간에 모든 일은 저절로 다 갚음이 있나니 멀면 자손에게 있고 가까우면 자기 몸에 있느니라."고 하셨다. 梓童帝君垂訓에 曰 妙藥이 難醫寃債病이요 橫財는 不富命窮人이야 生事事 生을 君莫怨하고 害人人害를 汝休嗔하라 天地自然皆有報하니 遠在兒孫近在身 이니라. 꽃은 지었다 피고 피었다 또 진다. 비단 옷도 다시 베옷으로 바꿔 입느니라. 넉넉하고 호화로운 집이라고 해서 반드시 언제나 부귀한 것이 아니요, 가난한 집도 반드시 오래 적적하고 쓸쓸하지 않으리라. 사람이 밀어 올려도 반드시 하늘에 올라 가지 못할 것이요, 사람을 밀어도 반드시 깊은 구렁에 떨어지지 않느니라. 그대에게 권고하나니, 모든 일에 하늘을 원망하지 말라. 하늘의 뜻은 본시 사람에게 후하고 박함이 없다. 花落花開開又落하고 錦衣布衣更換着이라 豪家未必常富貴요 貧家未必長寂寞 이라 扶人未必上靑소*요 推人未必塡邱이라 勸君凡事를 莫怨天하라 意於人에 無厚薄이니라. *하늘 소 "사람의 마음이 독하기가 뱀 같음을 한탄하여 마지 않는다. 누가 하늘에서 보는 눈이 수레바퀴처럼 돌아가고 있음을 알 것이요. 지나간 해에 망녕되게 동녘 이웃의 물건을 탐내어 가져 왔더니 오늘에 어느덧 북녘 집으로 돌아 갔구나. 의리가 아니게 취한 돈과 재물은 끓는 물에서 녹는 눈과 같이 없어질 것이요. 뜻밖에 얻어진 전답은 물에 밀려온 모래이니라. 만약 교활한 꾀로서 생활하는 방법을 삼는다면, 그것은 흡사 아침에 떠오르는 구름이나 저녁에 시들어지는 꽃과 같이 오래 가지 못하느니라." 感歎人心毒似蛇라 雖知天眼轉如車요 去年妄取東隣物터니 今日還歸北舍家이라 無義錢財湯潑雪이요 來田地水推沙니라 若將狡譎爲生計면 恰似朝雲募落花이라. 약은 가히 경상과 같은 귀한 목숨도 고칠 수 없고, 돈이 있다 하여도 자손의 현철함은 사지 못하느니라." 無藥可醫卿相壽요 有錢難買子孫賢이니라 하루라도 마음이 깨끗하고 편안하다면 그 하루는 신선이 된다. 一日淸閑一日仙이니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