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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주변에서 지역감정을 이야기하면 우리는 매천스승을 생각합시다.

 


  지난해 여름 전남 구례에 있는 매천사에 들렸다. 매천사우는 문이 잠겨 있고 먼길 온 것이 헛걸음 같아 마음이 여려져 매천사 앞 나무그늘에 자리를 깔고 누웠다.
찾아 오는 사람이 많지는 않았으나 간혹 문앞에 가서 문고리를 흔들다 돌아가는 이들이 계속 이어졌다. 그냥 보내는 것이 안타까워 가까이 가서
"오디서 왓심니껴"하고 말을 건넨다.
강진, 순천, 함평, 전주 간혹은 함양분도 있었다. 대체로 학생이거나 젊은 이들이 많았다. 그들과 인사도 트고 사진도 찍어주고 간혹 별난 친구를 만나서는 그냥 갈 수 없다며 담을 넘어가서 안으로 들어가게 발돋움을 해 주기도 했다.
진한 경상도 사투리를 버릴 수 없는 내 억양에 찾아온 그분들은 아무런 감정적 변화가 없었다. 
단지 매천을 생각하고 나라를 잃었던 1910년, 그때를 생각하며 찾아온 생각을 같이하는 형제들이었다.

  매천 황현

나라를 잃고 내 나라 임금이 남의 나라 신하가 되었는데 경의를 숭상하는 선비가 한사람은 목숨을 바쳐 항의해야하는것 아니냐며 자진하셨던 분.

온 나라를 통털어 한일합방에 항거하여 죽은 사람이 지금 단지 열 몇이 전해진다.

호남과 영남의 유림들이 모여 마음을 모으고 돈을 모아 매천집을 꾸미고 매천사를 지었다. 

그때가 1910년이다.

지금 칼날같이 날카로와져 있는 저 도대체 형체도 없는 지역감정은 어디서 온 것인가. 우리 주변에서, 신문에서, 방송에서 지역감정을 이야기하면
우리 남명협회회원들은 매천스승을 생각하자.
그때 모였던 호남과 영남의 유림들-우리 아버지, 아재, 할아버지들을 기억하자.

언젠가 누군가가 한번은 뿌리를 뽑아버려야할 이 더러운 유산을 여기서 끝내자. 

퇴계스승께서 말하셨다.
"구슬은 움푹 패인 곳에서 멈추고 나쁜 소문은 지혜로운 자에게서 멈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