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즈니시의 마조 6
사냥꾼
마조는 제자들을 다룸에 있어 효과적인 수단을 찾아내는 뛰어난 재주를 갖고 있었다. 이것은 석공혜장과의 대화에서 잘 나타난다. 혜장은 원래 사냥을 생업으로 삼고 살아가며 승려와 마주치는 것을 꺼렸다. 어느 날 한떼의 사슴을 쫓다가 마조가 머무르는 암자를 지나치게 되었는데, 마침 밖에 나와 있던 마조와 마주쳤다. 혜장이 물었다. "혹시 사슴이 지나가는 것을 보지 못했습니까?" 이에 마조가 되물었다. "그대는 누구인가?" "사냥꾼입니다." "그대는 활 쏘는 법을 아는가?" "물론 잘 쏘지요." "화살 한 대로 몇 마리나 맞출 수 있나?" "화살 한 대로는 한 마리밖에 못 맞추지요." "신통치 않군." "스님은 잘 쏘십니까?" "암 잘 쏘지." "화살 하나로 몇 마리나 잡으십니까?" "한 번에 떼거리 전부를 잡는다네." "이도 저도 다 생명이 있는 것들인데, 그렇게 마구 잡아도 되겠습니까?" "그렇게 잘 알면서 왜 그대 자신은 쏘지 않는가?" "저 자신을 잡으려 해도 어떻게 손을 쓸 수가 없습니다." 이에 마조가 말했다. "그대는 영겁 동안 무명번뇌를 쌓아 왔다. 그러나 오늘, 그 끝없는 과정은 돌연 멈추었다!" 혜장은 그 자리에서 화살을 꺾어 팽개쳤다. 그리고 출가하여 마조의 제자가 되었다.
얼마쯤 세월이 흐른 후, 혜장이 부엌에서 일하고 있는데 마조가 물었다. "무엇을 하고 있는가?" 혜장이 말했다. "소를 돌보고 있습니다." "어떻게 돌보는가?" "풀밭에 들어갔다 하면 즉시 고삐를 바짝 잡아당깁니다." 마조가 말했다. "자네는 소를 돌볼 줄 아는군!"
라즈니시 강의
** 스승에는 두 부류가 있다. 그들의 경험이 다르다는 말이 아니다. 그 경험을 다른 이에게 전달하는 데 있어서 차이가 있다는 뜻이다. 한 부류의 스승들은 확실한 성공을 보장해온 잘 다듬어지고 오래된 방법을 사용한다. 그리고 다른 부류의 스승들은 창조적인 사람들이다. 그들은 전통적인 방법이나 방편을 사용하지 않는다. 그들은 상대방에 따라 즉흥적으로 반응한다. 마조는 창조적인 스승의 부류에 속한다. 그는 결코 되풀이 하는 법이 없다. 그는 상황에 따라 새로운 방편을 사용한다. 그는 다만 거울처럼 작용한다. 자신의 빈 가슴에서 무엇이 나오든 간에 그것을 법의 수레바퀴로 이용한다. 이런 유형의 스승은 매우 드물다. 왜냐하면 방편이 성공할지 실패할지 확실치 않기 때문이다. 따라서 마조와 같은 사람은 엄청난 자유를 갖는다. 마조에 있어 방편의 성공여부는 관심밖이다. 성공은 차후의 문제이다. 전통적 스승들은 성공을 추구한다. 마조는 성공에 관심이 없다. 그러나 그는 엄청난 성공을 거두었다. 그의 성공은 빈 거울의 성공이다. 그의 거울은 인간을 너무나 상세하게 비추기 때문에 낡은 방법을 사용할 필요가 없다.
** 마조에 이르러 선은 진정한 중국의 것이 되었다. 솔직담백한 맛이 그것이다. 마조의 휘하에서는 좌선수행을 위하여 세상을 등지는 풍조가 없어졌다. 마조 이후로 선의 특징은 강력한 삶의 향기다 되었다.
그는 모든 거을 열정적인 탐구와 강렬한 삶으로 끌어내렸다.
** 그대는 누군인가? 혜장은 사슴에 대해 물었다. 마조는 상황 전체를 돌변하게 만든다. 그대는 사슴을 쏘기 위해 헤맨다. 사슴은 생명이 있는 동물이다. 그렇다면 왜 그대는 살아 있는 것을 쏘기 위해서 그리 멀리 나갈 필요가 있는가? 그대가 생명을 파괴할 의도라면... 화살은 먼데 있는 것을 맞추기 위해서 만들어 졌다. 자신을 쏘는데는 적합한 도구가 아니다. 그대는 멀고먼 옛적부터 번뇌를 쌓아왔다. 이제 이를 멈추라. 혜장은 자신이 살아온 상황 전체를 파악했다. 그는 활을 던지고 마조 앞에 무릎을 꿇고 제자가 되었다.
** 무엇을 하고 있는가? 소를 돌보고 있습니다. 부억에서 설거지를 하면서 소를 돌보다니. 이것이 선의 신비요 선의 아름다움이다.
** 십우도. 1.소는 숲으로 도망쳤다. 2. 소의 발자국을 발견하고 발자국을 따라간다. 3. 소의 꼬리를 본다. 4. 소의 모습 전체를 본다. 5. 소를 붙잡는다. 6. 소를 집으로 끌고 가려고 애쓴다. 7. 소를 이긴다. 8. 소를 타고 집으로 돌아온다. 9. 소 등에 타고 피리를 분다. 10. 술병을 들고 거리로 나선다.
** 소는 그대 자신이다. 소를 찾는 행위는 명상이다. 열번째 그림은 궁극적인 경지이다. 그대는 우주에 취한다. 소가 그냥 소가 아니며 술병도 그냥 술병이 아니다. 그것은 상징이다. 그대에게는 진짜 술이 필요 없다. 그대는 진리에 취한다. 삶의 근원에 도달했을 때 일어나는 순수한 취함은 이 세상의 술과 비교도 안된다.
마조는 말한다. 오 그대는 진짜 목동이로다.
** 소세끼의 시
스승이 아무 말없이 눈썹을 치켜 올리면 기둥과 서까래 지붕을 엮는 나무들까지 미소를 짓는다. 보름달이 뜨고 반쯤 열린 창문으로 산들 바람이 불어오면 이곳은 가슴과 가슴으로 이어지는 대화의 장소.
스승은 우주로 들어가는 문이다. 스승은 빈 가슴이다.
** 스스의 모든 노력은 스승 자신이 필요없는 상황을 만들어 가는 과정이다.
** 나는 약간 미쳤다. 나는 미친 사람이다. 아무도 나와 같지 않다. 나는 아무 것도 부정하지 않는다. 나는 삶 자체 삶이 이루는 굴곡 그리고 삶이 흘러가는 길을 전적으로 수용한다. 나는 완벽하게 삶을 받아들인다. 심각하지 마랄. 웃어라. 그대가 웃을 때는 존재계 전체가 웃는다. 나의 며앙에는 농담까지도 사용한다. 웃음이 넘치는 가슴은 심각한 가슴보다 용감하다. 심각한 가슴은 의심하고 망설이고 되새겨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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