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거칠구나


어느 날 임제와 보화가 한 시주의 집에서 베푼 공양에 참석하고 있었다.
임제가 말했다.
"머리털 하나가 큰 바다를 삼키고 한 알의 겨자씨가 수미산을 담는다고 하는데, 이는 신통하고 묘한 작용인가, 아니면 근본바탕이 그렇기 때문인가?"
보화는 밥상을 걷어차 엎어 버렸다.
임제가 소리쳤다.
"너무 거칠구나!"
보화가 반박했다.
"여기가 어디라고 거칠다 세련되다 떠드십니까?"

다음 날, 임제와 보화가 다시 공양에 참석하고 있었다.
임제가 물었다.
"오늘 공양은 어제에 비해 어떤가?"
보화가 또 밥상을 걷어차 버렸다.
임제가 말했다.
"훌륭하긴 한데 너무 거칠구나!"
보화가 말했다.
"이 눈먼 작자야! 불법에 무슨 거칠고 세밀함이 있다고 떠드는가?"
임제가 혓바닥을 내밀었다.




라즈니시 강의

** 이 짧지만 의미 심장한 일화에 대해 이야기하기 전에 신의 박물관에 전시될 전쟁의 신을 소개한다.

미친 인류는 끊임없이 전쟁에 관심을 가지는 것 같다. 역사를 돌이켜보면 수많은 전쟁이 있었다. 그리고 한 번 전쟁이 있을 때마다 수많은 생명이 사라졌다. 징기스칸은 사백만을 죽였고 티무르는 삼백만명을 죽였다. 히틀러는 아마도 삼천만명을 죽였다. 
마치 이지구의 주요 목적이 살인에 있는 것 같이 보인다. 

이제 살인인 신이된 것 같다.
전쟁의 신도 있다.
흰두의 신 시바는 파괴의 신이다.

모든 종교는 삶에 부정적이다. 그것이 인류의 마음속에 이토록 파괴적인 성향이 강해진 이유이다. 만일 종교가 사람들에게 침묵과 평화, 명상을 가르쳤다면 삶을 사랑하고 춤을 사랑하도록 가르쳤다면 이 세상의 모습은 달라졌을 것이다. 삶에서 즐거움과 춤, 사람, 웃음, 노래가 사라지게 한 것은 모두 종교의 책임이다.

** 사람들이 그토록 파괴적인데 관심을 갖는 이유는 정확히 무엇인지 분석하는 사람은 별로 없다. 창조의 즐거음은 어디로 사라졌는가? 그 모든 책임은 정치와 종교에 있다. 삶을 부정하는 이데오로기는 위험하기 그지없다.

** 우리가 이 세상을 파멸로부터 구하고 싶다면 -붓다, 마하비라, 보리 달마같은 삶을 낳은 이 세상을 구하고 싶다면...

** 전쟁은 신이 아니다. 인간이 전쟁에 희생되어서는 안된다. 인류를 시시각각 다가오는 파멸로부터 구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은 더 많은 사랑과 명상을 퍼뜨리는 수밖에 없다. 삶을 더 적극적으로 긍정하는 것, 그것이 이 지구와 그 무한한 가능성을 파괴로부터 구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이다.

** ...어느날, 임제와 보화가.... 머리털 하나가 큰 바다를 삼키고.........
이 일화는 이해하기 힘들다. 
단 하나의 씨앗이 지구전체를 푸르게 할 수 있다. 가장 작은 생명 안에도 영우너한 생명이 들어있다. 
..제자는 밥상을 걷어찬다..
이곳은 그토록 엄청난 의미를 지닌 말을 하기에 적당한 장소가 아닙니다.
..너무 거칠구나... 
..이 작자야! 불법에 무슨 거칠고 세밀함이...

선은 매우 유쾌한 종교이다. 임제는 제자에게 혓바닥을 내밀었다. 
임제는 제자를 비난하는 것이 아니라 놀려주고 있다.
장소가 어디든, 그들이 이해하든 안하든 나는 얼마든지 중요한 말을 할 수 있다. 내 말은 씨앗처럼 그드르이 가슴에 심어진다. 오늘은 아닐지라도.
임제는 보회에게 말하고 있다.
모든 인간은 붓다이다. 그들은 머지않아 그것을 이해하게 될 것이다. 그대가 살아있는 동안 그 일이 일어나지 않을 수도 있다. 하지만 그들이 준비되어 있지 않음에도 문을 여는 열쇠를 준 그대를 회상하며 존경을 표할 것이다.
보화는 준비되지 아니한 사람들에게 그 따위 말이 무슨 소용이냐고 말한다.
임제는 위대한 스스의 관점에 서 있다.

임제는 말한다. 씨앗이 어디에 떨어지든 상관하지 말라. 바위도 때로는 좋은 토양이 될 수 있다. 

** 임제의 관점은 풍요로움에서 자기 자신을 나누어 주는 관점이다. 그는 비를 가득 품고있는 구름과 같다. 비가 어디에 뿌려지든 상관하지 않는다.
보화는 이해력 있는 사람에게만 통찰력을 나누어 주라고 말한다.
둘다 옳다. 그러나 붓다가 이토록 인색하다면 인간의 의식안에 일어나는 폭발은 훨씬 줄어들 것이다. 
무엇인가 갖고 있다면 그것을 나누어주라. 돌머리에게도 나누어 주라. 언젠가 귿르의 시대가 올 지 아는가?


이뀨의 시

쇠약한 다리에 짚신을 신고
노래를 벗삼아 걷노라면
큰 기둥 하나가 나와 함께 움직이는구나
뻐꾸기는 피를 토하듯 슬피울고
어느듯 내 가슴에도 봄이 왔구나.

나는 짚신 하나밖에 없는 거지다. 그러나 의식의 큰 기둥이 있다.
돈과 권력은 문제가 아니다. 중요한 것은 의식이 있느냐 없느냐이다.
한 사람이 깨달을 때마다 온 존재계가 그것을 즐거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