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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장 삶의 해변에서 모은 조약돌

붓다께서 말씀하셨다.

나는 왕후(王候)의 자리를
햇살 위를 떠다니는 타끌로 보고
금과 옥을 기왓장이나 자갈로 본다.
나는 비단으로 짠 옷을 다 떨어진 누더기로 본다.
나는 이 우주를 작은 겨자씨로 본다.
나는 아나바탑타 호수를 발에 바르는 기름 방울로 본다.
나는 붓다들이 방편으로 가르친 문(門)을
상상으로 만든 보배로 본다.
나는 위 없는 도리를 꿈에 본 금과 천으로 본다.
나는 붓다들의 가르침을 눈앞의 허공꽃으로 본다.
나는 니르바나를 밤낮으로 깨어 있는 것으로 본다.
나는 삿되고 바름을 여섯 마리 용(龍)의 춤으로 본다.
나는 평등의 가르침을 진실의 땅으로 본다.

나는 아나바탑타 호수를 발에 바르는 기름 방울로 본다.
나는 붓다들이 방편으로 가르친 문(門)을
상상으로 만든 보배로 본다.
나는 위 없는 도리를 꿈에 본 금과 천으로 본다.
나는 붓다들의 가르침을 눈앞의 허공꽃으로 본다.
나는 니르바나를 밤낮으로 깨어 있는 것으로 본다.
나는 삿되고 바름을 여섯 마리 용(龍)의 춤으로 본다.
나는 평등의 가르침을 진실의 땅으로 본다.

붓다는 인류 역사상 가장 위대한 무정부주의자다. 그는 어떤 외부의 법도 믿지 말라고 한다.
그대를 외부 세계로 부터 자유롭게 하기 위해 그는 내면의 법, 내면의 수행을 가르친다.
그리고 내면의 수행을 배우고 나면 그것 마저 깨 부수라고 가르친다.
우리는 외부와 마찬 가지로 내부로부터도 규제받는다.
그러면 노예가 된다.
아무런 법이 없을 때만이 자유가 있다.
내면의 수행은 사회와 정부, 대중과 문명, 문화의 지배에서 벗어나는 첫걸음이다.
우리가 이런 외부의 억압에서 자유로워지면 붓다는 내면의 수행까지 깨부수기 시작한다.
외부의 법에서 자유로워져야한다고 가르친 스승들은 있었지만
내부의 법도 예속이라고 가르친 스승은 붓다가 유일하다.
비 수행이 그의 수행이다. 수행이 완전히 없어져야 아름다움이 있다.
그때 자유가 있다.
그대가 자신을 닦으려는 노력은 미묘하게 그대를 구속한다.

신이 인간을 창조하고 그들을 감시하고 상벌을 내리는가?
그렇다면 우리가 배우고 상상하는 신은 엿보기 좋아하는 호색가 같다.
그는 항상 열쇠 구멍으로 엿보고 있어서 그로부터 벗어 날 수 없다고 엄포를 듣는다.
그의 존재는 인간을 감시하고 파괴하고 벌주려고 있는 것 같다.
신은 질투도 많다.
나 이외의 다른 신을 섬기지 말라.
십대동안 복수를 하겠다고 엄포도 놓고 백대동안 보상을 하겠다고 당근도 던진다.
이것은 너무도 어린아이의 발상이 아닌가.

믿음을 추구하지 않았던 종교가 있었다는 것을 그대는 믿을 수 있는가?
붓다는 믿음은 장벽이라고 말한다. 그는 모든 믿음은 위험하다고 말한다.
다만 믿지말고 보라고 말한다.
믿음은 마음을 막히게 하고 드디어 인간을 두려움에 빠뜨린다.
"나 이외의 신을 섬기지 말라" 세상에 이런 것이 신이 말할 수 있는 언어인가?
그런데 붓다는 말한다. 신은 없고 그대는 자유다.
신은 없다. 두려워 마라.
붓다는 질투하지 않고 존재한다.
믿음은 필요조건이 아니라 장애물이다.
붓다는 먼저 신, 지옥, 천국, 같은 외부적인 믿음을 빼앗아 버린다.
그것은 단지 그대 자신의 마음의 투사물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꿈속에서는 단지 몇초 동안에 몇년 혹은 다른 세대까지 들어갔다 나올 수 있다
지옥을 꿈꿀 수도 있고 천국을 꿈 꿀 수도 있다.
그러나 그것은 그대의 지옥이고 그대의 천국이다.
그것은 그대의 투영이고 실재가 아니다.
붓다는 천국도 지옥도 없다고 말한 첫번째 종교인이다.
본질 적인 종교는 무종교이고 가장 위대한 방편은 무방편이다.
무심의 상태에 이른다는 것은 각성에 이른다는 것이다.

어두운 방에 햇살이 비치면 먼지의 존재가 드러난다.
때로 그 먼지는 반짝이는 작은 다이아몬드처럼 보인다.
인간의 야망이란 것은 이 먼지조각과 같다.
다만 햇빛이 비칠때 잠깐 빛날 뿐 그 실체가 없다.
- 나는 왕후의 자리를 햇살위를 떠다니는 티끌로 본다.

아이들이 장난감을 갖고 노는 것을 보면 우습다.
그러나 그대가 모으고 있는 것들은 무엇인가.
그것- 돈이나, 집이나, 명예도 작은 조약돌에 불과하다.
그대가 사라질 때 그것들이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나는 금과은을 작은 조약돌로 본다.

그대가 육체속에 있는 것이 아니라 육체가 그대 속에 있다.
그대가 각성하면 그대는 무한히 크다. 몸은 왜소하고 보잘 것 없다.
붓다는 오물로 가득찬 주머니라 했다.
-나는 이 우주를 작은 겨자씨로 본다.

붓다는 말한다. 내가 말하는 것 조차도.
아마 그것은 아주 소중한 것일 테지만 꿈에 본 귀한 보석과 같다.
그것은 진짜 보석이 아니다.

진리는 언급될 수 없다.
언급의 순간 진리는 죽는다. 진리는 말해질 수 없다.
그는 가르치고도 가르치지 않았다고 한다.
모든 가르침은 무의미하다.
진리는 가르쳐질 수 없다. 오직 전해질 수 있을 뿐
-나는 붓다의 가르침을 눈앞의 허공꽃으로 본다.

그대는 꿈 속에 산다.
탐욕과 욕망, 분노, 애정, 열정의 꿈.
붓다는 꿈 밖으로 나온 사람이다.
꿈이란 단 몇분 동안에 몇년 혹은 몇십년의 환상을 볼 수도 있다.
그러나 그것은 단지 꿈이다.
그 꿈에서 나오면 그대는 하늘이 된다.
우주가 된다.